심비안 폐지얘기가 나와서 끄적댑니다.
2009년 한해동안 노키아는 꽤나 애를 먹었습니다.
주력사업인 핸드폰 단말기 시장에서는 후발주자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었고, 스마트폰 시장, 특히 북미에서는 Apple, RIM에 밀려 시장 점유율, 이익율 두 가지에서 무지 고전을 했더랬죠. 거기다 안드로이드 쇼크까지 터지는 바람에 개발자들의 눈에서 심비안이 밀려나는 상황까지 됐습니다.
이미 이때 심비안 2, 3, 4에 대한 이정표는 나와있었습니다. 2009년 말에 2, 2010년 2분기즈음에 3, 그리고 3와 6개월 텀을 두고 4가 나오는 식이었지요. 근데 스마트폰 시장에서 심비안에 대한 인식은 아주 안좋았습니다. 일부 매체에서는 심비안 60 5ed 를 채용한 N97에 실망했다는 내용도 나왔습니다.(전체적인 기기완성도는 좋다라고 했지만요..) 업친데 덮친격으로 하반기에는 노키아에서 안드로이드를 채용한 핸드셋을 만든다는 루머까지 돌았지요(노키아는 부정했습니다).
결국 이 와중에서 내노라하는 기업분석가/기관에서는 노키아가 심비안을 포기하고, 마에모에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는(그들에게는 일종의 희망사항)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이게 2009년 상황입니다.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노키아는 마에모 5를 채용한 N900을 공개했고, 마에모 6에 대한 로드맵을 내놓게됩니다. 그러면서 OS는 2원전략으로 갈 것이라고 공표하죠.
일반 핸드셋 및 저가 스마트폰 부문에서는 심비안을, 플래그쉽 스마트폰에서는 마에모 플랫폼으로 가겠다고 한 것입니다. 문제는 아직까지도 심비안은 제대로 터치스크린(특히나 정전식)에 적응을 못하는 상태라는 점입니다. 멀티터치를 비롯한 각종 UI에 관련해서 상당한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데, 이것을 올중반에 나올 새로운 심비안 OS로 대체하겠다는 것이죠.
올 상반기 노키아 스마트폰은 상당히 힘겨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불붙기 시작한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수십종씩 쏟아지고 있고, 새로운 심비안을 공개하겠다는 중반기에는 Apple의 4G 아이폰이 기다리고 있지요. 결국 이 동안의 스마트폰 싸움을 마에모가 받아줘야하는 상황입니다.
노키아입장에서는 새로운 심비안이 나오기 전까지는 스마트 폰 시장의 시장 점유율이 현 상황을 유지했으면 할 겁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새로운 심비안으로 가격/성능비가 뛰어난 시장을, 마에모로는 고사양 스마트폰 시장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으니까요. Qt를 내세우면서 심비안/마에모 양쪽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개발자들에게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있고(물론 그전에 양 플랫폼에 걸친 클래스 네이밍부터 정리해야하는 등 문제가 좀 많지만), 인도, 인도네시아, 러시아, 브라질, 유럽등에서는 아직도 확실한 시장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핸드셋 자체보다는 핸드셋과 연계된 각종 은행/교통/생활편의 시설서비스가 잘 되어있다보니, 다른 핸드셋이 끼어들기가 어렵웠지만 앞으로도 이 상황이 지속될지는 않을 겁니다. 소프트웨어로 해결 가능한 부분은 다른 플랫폼에서 금새 끼어들 것이고, 노키아가 자체적으로 육성중인 SNS, 지도, 정보, 앱스토어는 통신사/금융사 역시 뛰어드는 곳이니까요.
제 맘같아서는 노키아가 더 분발해서, Apple, 구글, 노키아 3파전이 제대로 불붙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만 된다면야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에 좋은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고, 이들이 모두 서비스 플랫폼 사업자이거나, 변신하려는 태세이기때문에 통신시장에도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말이지요. :)
--
새로움을 느끼기에 삶은 즐겁다..
모험가 아돌 크리스틴을 꿈꾸며..
Sia..